Holic Story2010. 6. 23. 14:05

.....후회한 후에 다시 해야할 일


  국어 사전에서 '후회'를 검색하면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이라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후회하는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 중요한 건 바로 후회하고 난 다음이 아닐까요...후회하고 그 다음은?...그런데 그건 사전이든 어떤 책도 설명해 주지를 않습니다... 여기에 삶의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런 다음에도 우린 다시 어떤 선택을 하고, 여러 경우의 수 중 가장 최선으로 여겨지는 것을 다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건 바꿔말하면 바로 그 어떤 결정으로 인해 또다시 후회할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결정이 아닌 다른 것의 정언 명령에 의지하는가 봅니다. 그것이 상식이든, 관습이든, 도덕이든, 이념이든, 필요성이든...결국 다시 또 그런 다양한 경우를 고려하여 '내'가 결정하고 '내'가 선택해야 인생의 다음 장면에 들어설 수 있나 봅니다.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한편으론 모든 것이 메뉴얼화 된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모범 답안이라는 것이 아직 모호함에 방치되고 있다면, 이 세계의 진보가, 우리의 다짐이,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 꼬박 두 달을 생인손을 앓듯 아프게 보냈습니다...가장 소중한 것을 잃을까봐 나의 결정이 후회를 낳을까봐 삶의 가혹한 우연이 참 모질게도 나를 몰아붙였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겨우 출구가 보이고 다행히도 운명에 지지않고, 후회하지 않을 결과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금이 간 내 가슴과 내 영혼의 고단함은 말할 수 없이 피폐해져 버렸습니다. 



...삶에서 정말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나봅니다. 타인의 결과가 그렇게 보일 뿐이지 실은 누구나 어렵게 어렵게 작은 결과들을 거머쥐는 것인가 봅니다.. 늘 분주히 살았는데 돌아보면 늘 나만 외톨이고, 나만 빈손이고, 나만 공허하고, 나만 길을 잃어버린 듯 생각이 들었습니다. 빈 손...이 한 뼘의 손에 무엇을 쥐고 있는 것마저 이다지도 힘이 드는 것인지..많이 생에 화가 났습니다.



...그런 고통의 시간을 지나고 나니 겨우 또 한뼘 정도 성장한 듯싶습니다



...삶의 딜레마는 항상 '여기 있는 것'에 만족하질 못하고 '있었으면 하는 것'을 바라면서 '여기 있는 것'을 소홀히 하는 데서 유래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부디 '여기 있는 것'에 소홀히 하지 맙시다.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을 결코 견디는 것이라고 함부로 취급하지 맙시다. 삶이란 결국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축적이요, 나의 인간 관계란 결국 지금 내가 함께 한 사람들과의 관계의 쌓임이 아닐는지요...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아끼고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지금 내가 생에 전력질주해야하는 이유가 아닐는지요.



...하지 말아야 할 것에 절대 발딛지 않는 것은 사회가 부여한 도덕이나 윤리나 필요 때문이 아니라 내 삶을, 내 생을, 나 자신을 아껴서입니다. 그리고 여러 삶의 방편 중 무언가 목표를 두고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나를 성장시키는 가장 훌륭한 삶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배움의 자세로 신중하게 진정성을 가지고 이 삶을 대한다면 어떤 운명의 장난도 나의 무릎을 꺾지 못할 것입니다.



...배움이 없는 행동은 만용이요, 낭패를 불러들이는 첩경입니다. 매일 배우는 삶으로 이 세상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대하며, 만나는 사람들을 살피고, 그런 후에야 비로소 결정을 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지금 이 세계를 사는 지혜라고 봅니다. 그대들..그대들과 나.. 이 생에서의 한번뿐인 내 자신을, 내 삶을 위해 쉼없이 배우며 그 깨달음의 기쁨으로 타인을, 이 땅을, 세계를 알아갑시다. 세상의 비의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심장에,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것을 알아가는 일이 인생이라고 불리는 고단한 이 길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의미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자신보다 타인을 의지하는 순간 삶의 기만이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말고, 무엇보다 자신을 아끼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광야의 초인이 결코 두려움을 모르듯, 정상을 오르는 산악인이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갈 수 있는 당당함을 갖고 삽시다....마지막 기도를 드리러 홀로 동산을 오르던 예수님의 심정으로...그 무한한 실존의 무게로..이 생을 살아갑시다.


제가 한때 가르침을 받던 선생님께서 가끔 보내주시는 글입니다
읽어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글이어서 남겨봅니다
Posted by 고진감래 [苦盡甘來]